top of page

‘종양’ 손으로 만저보는 시대, 테라리콘의 AR/VR 뷰어

미국 테라리콘(TeraRecon)은 자사 의료영상 소프트웨어에 AR·VR 기능을 대폭 강화한 릴리즈를 발표했다. CT·MRI 데이터를 실시간 3D로 재구성해, 헤드셋이나 대화형 스크린에서 회전·확대·단층 분해가 가능하도록 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영상의학과와 임상의가 함께 영상을 분석하고, 환자에게 병소 위치나 치료 계획을 시각적으로 설명하기가 쉬워졌다. 방사선과정이 2D 슬라이스 해독에 의존하던 한계를 어느 정도 해소해 ‘의료영상 혁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의학에서 의료영상(CT·MRI 등)은 질환 진단과 수술 계획의 중심에 있다. 하지만 기존 2D 뷰어는 의사들이 머릿속에서 3D 구조를 재구성해야 해, 경험 많은 영상의학과 의사와 협진이 필수적이었다. 문제는 영상을 보는 주체가 영상의학과 의사뿐 아니라 외과나 신경외과 등 다양한 임상의라는 점이다. 이들은 조금 더 직관적으로 “종양이 여기 있고, 주변 혈관이 이렇게 뻗어 있구나”를 보고 싶어 한다.


테라리콘이 발표한 AR·VR 지원 소프트웨어는 이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병원 내 PC나 클라우드 서버에서 CT·MRI 데이터를 3D로 재구성한 뒤, AR 헤드셋(예: 홀로렌즈)이나 VR 기기로 바로 띄울 수 있다. 사용자는 눈앞에 떠 있는 장기·조직 모델을 손짓이나 컨트롤러로 돌리고, 단층별로 ‘벗겨’ 보면서 병변 위치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뇌 MRI를 AR 모드로 열어두고, “이쪽에 2cm짜리 종양이 있다”고 표시한다면, 외과 의사는 “수술로 접근 가능하겠다” “혈관을 건드릴 위험이 적다” 등의 판단을 쉽게 내릴 수 있다. 환자가 궁금해하면 AR 화면을 보여주며 “이건 당신의 뇌인데, 여기 빨간 부분이 종양, 이렇게 절개할 계획”이라고 직관적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테라리콘은 AI 기반 진단보조 기능도 확장 중이다. 뇌졸중, 폐결절, 간 병변 등 특정 질환을 AI가 자동 인식하면, AR 화면에서 해당 부위를 강조 표시하는 방식이다. “이 영역이 AI가 의심하는 병변”이라는 힌트를 주어 의사가 최종 판독을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영상의학과-임상과 협업이 AR/VR로 시각화되면, 서로 다른 전문의들이 머리 맞대는 시간이 줄고 합의는 빨라질 수 있다.


하드웨어 난관도 있다. AR·VR 기기를 모든 의사에게 지급하려면 비용이 만만치 않고, 사용자 교육도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라리콘 솔루션을 채택한 병원들은 “진단과 협진에 걸리는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는 이점을 강조한다. 특히 환자와 보호자에게는 더없이 친절한 설명 도구라는 것이 큰 호응을 얻는 이유다. “이제 환자에게 슬라이스 여러 장을 보여주며 ‘검정 부분이 뇌척수액, 흰 부분이 종양’ 식으로 말하는 대신, 3D로 직접 보여주는 시대로 간다”는 것.

어떤 병원에서는 이 AR/VR 플랫폼을 수술실에까지 가지고 들어가, 마지막으로 수술 접근 경로를 확인하기도 한다. 아직은 정식 워크플로우라기보다는 파일럿 프로젝트 수준이지만, 영상 데이터를 AR 모드로 상시 호출할 수 있다면 외과 의사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앞으로 테라리콘은 “더 많은 장기, 더 많은 질환에 대해 AI 분석과 AR 시각화를 지원하겠다”며, 업그레이드 계획을 밝혔다. 예컨대 심장외과나 혈관외과에서도 복잡한 혈류 구조를 AR로 가시화하면 수술 결정이 쉬워질 수 있다. 영상의학과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2D 슬라이스만 바라보는 시대가 지나고, 3D·AR·VR을 병행하는 게 표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결국 의료영상이 ‘결과지’ 형태를 넘어, ‘직관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각 컨텐츠’로 변모하는 흐름에 테라리콘이 선두에 서 있다. 병원 현장에서 이 기능이 얼마나 폭넓게 쓰이는지는 하드웨어·예산 문제 등 현실적 제약에 달렸지만, 이미 여러 선도 병원이 유의미한 성과를 보고하는 만큼 확산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Comments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