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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병사의 눈: IVAS로 보는 미래 전투

IVAS(Integrated Visual Augmentation System)는 마이크로소프트 HoloLens 2를 기반으로 미 육군이 개발 중인 증강현실(AR) 헤드셋이다. 목표는 근접전 임무에서 병사들의 살상력과 생존성을 높이는 것이며, 2018년 시작되어 25년 이후 실전 배치를 예고하고 있다. 주요 구성품으로는 AR 헤드업 디스플레이, 휴대용 컴퓨터, 열화상·저조도 센서 등이 포함된다. AI 알고리즘, 전술 지도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합해 상황 인식을 극대화한다. 현재까지 1.5kg 정도의 무게와 동적 오클루전 문제 등 몇몇 과제가 남아 있지만, 성공적인 배치 시 미 육군이 구상하는 ‘솔저 2050’ 비전을 실현하는 데 핵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통합 시각 증강 시스템(IVAS)은 미 육군이 미래 전투 환경에서 병사들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추진 중인 야심 찬 프로젝트다. 2018년 마이크로소프트의 HoloLens 2 기술을 기반으로 시작해, 2025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총 219억 달러 규모의 예산을 투입했다. 얼핏 보면 ‘게임에서 보던 HUD(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실제 전투에서 구현한다’는 아이디어 같은데, 이 체계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근접전 임무 혁신’을 위한 체계적이고 도전적인 시도가 담겨 있다.



우선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병사들이 머리에 쓰는 AR 헤드셋(HUD)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기존 HoloLens 2보다 시야각(Field of View)을 넓힌 60도 투과형 디스플레이를 적용했고, 여기에 열화상 센서와 저조도 카메라를 통합해 어둠 속이나 안개 낀 상황에서도 적을 식별할 수 있게 했다. 헤드셋으로는 3D 지도를 비롯해 아군·적군 위치 정보가 실시간 오버레이되며, 몸에 지닌 컴퓨터(흔히 ‘펍’ 또는 ‘puck’이라고 부르는 휴대용 단말)가 이러한 데이터를 처리한다. 배터리는 무려 3개를 사용해 8시간 이상 연속 작동을 지원하지만, 이 무게와 발열 문제는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꼽힌다.



소프트웨어는 더욱 흥미롭다. Tactical Assault Kit(TAK)으로 불리는 전술 지도 소프트웨어가 있어, 병사들은 헬멧을 통해 아군 분대의 위치나 이동 경로, 전술 기호 등을 한눈에 파악한다. 또 Squad Immersive Virtual Trainer라는 혼합현실(MR) 기반 훈련 도구도 준비되어 있어, 병사들이 현실에서도, 가상 시뮬레이션에서도 IVAS를 활용해 같은 인터페이스로 훈련을 반복할 수 있다. AI 알고리즘 역시 주목할 만한데, 음성 명령·시선·제스처 인식 같은 사용자 인터페이스 분야에 2025년까지 집중 개발 예산이 투입된다고 한다. 병사가 “저기 적군!” 하고 말하면, 헬멧 HUD가 그 지점을 특정·공유해줄 날이 머지않았다는 의미다.



버전별 진화 과정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2020년대 초반에 이미 ‘CS 3’과 ‘CS 4’라는 초기형이 1만 대 가까이 테스트를 거쳤고, 2023년에는 ‘IVAS 1.2’라는 개선 버전이 공개됐다. 해당 버전에서는 헬멧 후방 장착형 컴퓨터, 플랫 디스플레이의 상·하 개폐 기능, 열화상 센서 성능 향상 등이 이뤄졌다. 아직도 무게가 1.5kg 수준이라 목표치(1.3kg)에 못 미치고, 동적 오클루전(dynamic occlusion) 문제 같은 기술적 난관이 남아 있지만, 전 세계 어느 군대도 아직 상용화하지 못한 AR 헬멧을 이 정도로 발전시켰다는 점은 엄청난 성과다.



이 장비의 ‘운영 개념(ConOps)’을 보면, 근접전(CQB)에서 건물 내부 지도를 3D로 공유해 병사들이 시야를 잃지 않고 적과 교전하거나, 야간에는 열화상·저조도 센서가 자동으로 겹쳐 보이게 해 병사들이 어둠 속 목표물을 탐지하고 사격 정확도를 높이도록 돕는다. 드론 영상도 무선으로 전송해, 병사가 헤드셋으로 드론 시야를 보며 작전 지휘를 받을 수 있다. 훈련 때는 합성훈련환경(STE)과 연계돼, 25회 이상의 ‘무혈 전투’ 시뮬레이션을 반복하고, 실제 부대와 가상 적군(AI) 엔티티가 함께 싸우는 LVC(Live-Virtual-Constructive) 방식을 실현한다.



물론 도전 과제도 많다. 인체공학적 문제로 25% 정도 병사가 현기증이나 피로감을 호소했고,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2022년 감사에서 사용자 요구사항 미충족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현실과 가상을 자연스럽게 합성해야 하는 동적 오클루전 문제는 AR 업계 전반에서 풀기 어려운 숙제다. 이런 기술적 불완전성이 2025년 이후까지도 시스템 완성도를 떨어트릴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미 육군은 2025년 말까지 2.55억 달러 예산을 추가로 투입해 3,162대를 추가 조달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R&D에도 9,800만 달러를 별도로 배정해 AI 데이터 통합이나 알고리즘 개발에 투자한다. 장기적으로 이 장비를 헬리콥터·차량 승무원 버전까지 확장하고, 전면 양산 전 마지막 단계인 운용 테스트를 2025년 4분기에 완료한 뒤 전군에 배치할지 결정한다. 만약 성공한다면, 미 육군이 말하는 ‘솔저 2050(미래 병사상)’ 목표에 성큼 다가가는 셈이다.


결국 IVAS는 AR·MR 기술이 전장에 가져다줄 혁신을 미 육군이 선도적으로 시도하는 사례다. 병사 개개인의 상황 인식을 비약적으로 높이고, 훈련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반강제적으로 반복 훈련을 통한 전투 능력 향상을 견인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여기에 AI까지 결합한다면, 병사가 본 것을 시스템이 인지·분석해 적 위협을 자동 알림하거나, 경로 최적화를 실시간 제안하는 ‘전술 비서’ 역할도 가능해질 것이다. 다만, 아직은 기술적 장애와 인체공학 문제를 얼마나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미 육군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찬반이 있지만, 성공 시 얻을 ‘게임체인저’의 잠재력이 크다는 점에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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