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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수술, 이제 ‘AR 헤드셋’으로 투시한다

최종 수정일: 4월 9일

옥메딕스(Augmedics)는 2023년, 척추수술용 AR 내비게이션 시스템 ‘xvision’을 전 세계로 확대 출시하기 시작했다. 수술용 헤드셋을 착용하면 환자의 CT·MRI 데이터가 3D로 표시돼, 의사가 나사나 임플란트 삽입 위치·각도를 실시간으로 조정할 수 있다. 방사선 촬영 빈도를 크게 줄이면서도 정확도를 높인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미 미국 FDA 승인을 받아 미국·유럽 등에서 도입 병원이 빠르게 늘고 있다.


척추수술은 해부학적으로 매우 복잡하다. 한 번의 삽입 각도 오류로도 신경 손상이 생길 수 있고, 작은 오차가 환자의 평생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보통 수술 중간중간 방사선 촬영(C-Arm 등)을 반복하며 뼈·신경 위치를 확인하는데, 그만큼 방사선 노출량이 늘어나고 수술 시간이 길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옥메딕스의 xvision은 이런 비효율을 AR(증강현실) 방식으로 해소하려는 혁신적 발상이다. 수술용 헤드셋에 환자 CT·MRI 데이터를 업로드하면, 마치 ‘X-ray 투시경’이라도 생긴 듯 환자 등에 3D 뼈 구조가 겹쳐 보인다.


예컨대 의사가 나사를 박으려면, 헤드셋 화면에 “현재 각도가 5도 너무 오른쪽이다” 같은 정보가 뜬다. 이상적 위치에 도달하면 ‘녹색 안내선’으로 바뀌는 식이다. 방사선을 전혀 안 쓰는 것은 아니지만, 사용 빈도를 확 줄일 수 있어 의료진과 환자 모두 이점을 누린다. “정확도가 오히려 더 올라갔다”는 보고가 수술 후 통계로 나타나는 병원이 많다.

이 기술의 또 다른 매력은, 추가적인 대형 장비나 복잡한 설치가 필요 없다는 점이다. 기존 수술실에 xvision 전용 AR 헤드셋과 트래킹 시스템만 세팅하면 되고, 별도의 방사선 장치 없이 실시간으로 “척추 뼈가 여기에 있다”고 알려주니 공간도 절약된다.


2022년부터 미국 FDA 승인을 받고 유럽 CE 인증 등을 진행하면서, 2023년에는 전 세계 병원에서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외 신경외과·정형외과 전문의들도 시범 프로젝트에 참여해 “수술 시간이 짧아지고, 합병증이 줄었다”는 긍정 후기를 남긴다. 특히 환자 안전에 큰 영향이 있는 만큼, 병원들이 비용을 투자해서라도 빠르게 기술을 수용하는 추세다.

옥메딕스는 척추수술에 이어 다양한 분야 확장을 모색 중이다. 예컨대 골반 골절 교정이나 경추(목뼈) 수술, 상지·하지 골절 등에도 AR 내비게이션을 적용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수술 전 CT·MRI 영상을 기반으로 뼈·혈관을 3D 모델링해 AR로 띄워주면, 의사는 “어디를 얼마나 절단하고 고정할지” 쉽게 시각화할 수 있다.

방사선 최소화라는 가치도 미래 의료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방사선 노출 문제는 의료진 건강과도 직결돼, 방호복 착용이 불편하고 사고 위험도 있다. xvision이 보편화되면, 이런 불편에서 훨씬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 기술이 교육과 훈련에도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전공의가 AR 헤드셋으로 수술에 참여하면, 화면에 떠 있는 3D 안내선을 보며 “수술에 필요한 해부학적 포인트”를 실시간 학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수술 환경에서 곧바로 배우는 셈이라, 기존 메스·책으로 배우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다고 한다.

궁극적으로 옥메딕스의 xvision은 “AR 수술 내비게이션”이라는 단순한 기기에 그치지 않고, 의사들의 수술 방식을 근본적으로 디지털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척추수술이라는 까다로운 영역에서 성과가 입증된다면, 정형외과·신경외과 전반으로 금세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글로벌 투자사들도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이 기술이 병원 현장에서 표준화되는 날이 머지않아 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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