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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 교육, 한 치 실수 없는 VR 리허설이 돕는다

밴타리 VR(Vantari VR)은 호주에서 개발된 응급·중환자실 시술 훈련용 VR 플랫폼이다. 2023년 상반기에 호주 전국 병원으로 확대 보급되면서, 기관 삽관·흉관 삽입·혈관 천자 등 긴급 시술을 가상으로 반복 학습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실제 환자에게 실습 부담 없이 안전하게 기술을 익힐 수 있어 호응이 높고, 호주 특유의 넓은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는 평가다.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가장 어려운 건 “시간이 부족하고 환자 상태가 불안정한 상황”이다. 경력이 풍부한 베테랑 의료진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신규 인력이 현장에서 갑자기 삽관이나 흉관 삽입을 맡아야 할 때 실수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밴타리 VR은 이런 현실을 바꾸고자, VR 기반 긴급 시술 시뮬레이션을 제안했다.


사용자가 헤드셋을 쓰면, 모니터 경보음과 환자 상태 변화가 눈앞에서 재현된다. 예를 들어 ‘기관 삽관 시나리오’에 들어가면,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고 의료진이 “빨리 삽관해야 한다”며 압박을 준다. 플레이어(훈련생)는 컨트롤러를 잡고 기도를 찾아 튜브를 삽입해야 하는데, 위치가 조금만 잘못되면 “삽관 실패”라는 경고가 뜨고 환자 상태는 더욱 악화된다.


이렇게 실패해도 실제 환자 피해는 없으니, 훈련생은 여러 번 반복하며 최적의 각도를 익힐 수 있다. 학습이 어느 정도 이뤄지면, 난이도를 높인 시나리오(환자 몸부림이 심하다거나, 해부학적 기형이 있다 등)를 통해 더 복잡한 상황 대처 연습도 가능하다.

호주 특유의 지리적 특성(병원 간 거리가 멀고, 인프라가 한정된 지역이 많다) 때문에 원격 교육 모드가 각광받는다. 시니어 의사가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실습생의 VR 화면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튜브 각도가 15도 너무 위쪽이다” 같은 지적을 채팅이나 음성으로 줄 수 있다. 이 기능 덕에 전국 의료진이 균일한 응급 시술 교육을 받게 되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중환자실 시술, 특히 흉관 삽입이나 중심정맥관(CVC) 삽입 훈련도 밴타리 VR에서 가능하다. 이러한 절차는 환자 생명 유지와 직결되는 일이 많아, 실습 기회가 제한적인 편이었다. VR이라면 환자 안전 문제가 없으니 초보자도 마음껏 시도할 수 있고, 자주 실패하면서도 “어디서 문제가 생기는지”를 정확히 파악한다. 이렇게 실패 경험이 쌓이면 실제 환자 앞에서 차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사용자 피드백에 따르면, 이 플랫폼으로 훈련한 응급실 인력이 실제 현장에 투입됐을 때 반응속도와 성공률이 향상됐다는 소규모 연구 결과도 있다. 병원 입장에선 신규 인력을 빠르게 전력화할 수 있어 비용 절감, 환자 안전도 제고 효과를 동시에 기대한다.

향후에는 재난 대응, 대량 사상자 사건(MCI) 훈련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한다. 즉, 실제로는 시뮬레이션하기 어려운 “다수 환자 동시에 발생” 시나리오를 VR로 만들어, 의료진이 여러 환자를 순차적으로 처리하는 훈련을 할 수 있게 만들겠다는 것. 이는 국가적 재난 대비 체계와도 연결될 수 있어, 호주 정부나 의료기관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밴타리 VR은 “VR이 단순히 재미있는 첨단 기술이 아니라, 환자 목숨을 좌우하는 응급의학 교육의 핵심 도구가 될 것”이라는 비전을 내세운다. 응급·중환자 분야가 워낙 중압감이 큰 현장이라, 이런 시뮬레이션이 주는 가치가 매우 크다는 점에서 업계 반응도 뜨겁다. 앞으로 국제적으로 이 플랫폼이 확산될지 지켜볼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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