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이 ‘게임장’이 되지 않으려면: 게이미피케이션 함정 피하기
- ADMI Inc.
- 3월 29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4월 6일
박물관에 게임 요소를 도입하면 관람객의 참여와 흥미를 높일 수 있지만, 잘못된 접근은 본래의 교육·문화적 가치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단순한 경쟁심 유발이나 포인트·배지 제공에 그치지 않고, 전시 주제와 밀접하게 연결될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관람객이 전시 내용에 몰입하고 학습 효과를 높이는 설계를 위해서는 ‘왜 이 게임 요소가 필요한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또한 모든 연령·배경의 관람객이 접근 가능하도록 난이도와 보상을 균형 있게 구성해야 한다. 결국 박물관이 추구하는 가치와 목표에 충실하면서도, 게임의 재미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것이 핵심이다.
박물관에 게임 요소를 결합하는 ‘게이미피케이션’은 이제 낯선 개념이 아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미션을 수행하거나, 전시 투어를 게임 형식으로 풀어낸 프로그램들이 곳곳에서 시도되고 있다. 관람객에게 친숙한 놀이 방식을 활용해 학습 동기를 높이려는 의도다.

하지만 무작정 게임을 접목한다고 해서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박물관 측이 방문객의 흥미를 끌기 위해 단순히 ‘포인트를 많이 모으면 상품 증정’ 같은 이벤트를 남발한다면, 정작 전시 본연의 의미는 뒤로 밀려날 수 있다. 게임화가 박물관 전반의 서사나 교육 목표와 잘 연결되지 않으면, 방문객은 ‘전시를 보고 배우는’ 경험보다 ‘상품 받기’에만 집중하게 될 수도 있다.
이렇듯 불필요한 경쟁심이나 단순한 보상 요소는 박물관의 가치와 어긋나기 쉽다. 게이미피케이션이 제 역할을 하려면, 전시 주제와 게임 요소가 유기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예컨대 역사 전시관이라면, 게임이 전시의 시대적 배경이나 사건 이해를 돕는 식으로 설계해야 한다. 자연사 박물관이라면, 특정 동·식물을 찾거나 미션을 해결하면서 과학 지식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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