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국립박물관에서는 긴수염고래 화석 전시를 AR(증강현실) 기술로 새롭게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기존에는 거대한 골격 표본만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들이대면 생생하게 움직이는 고래를 만날 수 있다. 전시를 더 몰입감 있게 즐기고, 체험을 통해 교육적 효과도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화석을 디지털로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실물 크기의 긴수염고래가 헤엄치는 모습, 소리, 해양 환경까지 가상으로 구현해, 관람객이 고래의 크기와 생태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고래가 단지 박물관 안에 놓인 화석이 아니라, 실제로 바다를 누볐던 생명체임을 더욱 생생하게 인식하게 된다.

AR 기술이 접목된 전시가 각광받는 이유는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도,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관람객은 앱을 내려받아 카메라 화면에 전시물을 비추기만 하면, 해설 텍스트와 3D 애니메이션이 동시에 펼쳐진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직관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 박물관 방문에 즐거움과 학습 효과를 동시에 안겨준다.

프라하 국립박물관 측은 “증강현실을 통해 새로운 세대 관람객과 소통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디지털 원주민이라 불리는 젊은 층은 물론,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미래 지향적인 전시 기획이 박물관에 활력을 불어넣고, 과거 유산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전 세계인에게 더욱 풍부한 역사·과학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박물관이 단순히 유물·화석을 보여주는 공간을 넘어, 교육과 오락이 결합된 ‘체험형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좋은 사례로 꼽힌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콘텐츠가 각광받는 상황에서, AR과 같은 신기술을 적극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